동물을 인식하는데 종종 사용되는 일반적인 특징은 다세포성, 종속영양성(다른 생물이 만든 영양소의 사용), 내부 소화 그리고 이동성(독립적인 운동이다. 이러한 일반적인 특징이 동물을 인식하는 데 도움이 되기는 하지만, 이 중 어느 것도 모든 동물에 들어맞지 않는다.
동물로 간주되는 모든 생물이 공통조상을 공유한다는 가장 설득력있는 증거는 유전자 서열의 계통학적 분석이다. 동물에서 비교적 적은 수의 유전체 서열이 알려져 있지만, 매년 많은 수의 유전체 서열이 밝혀지고 있다. 이들 유전체와 많은 개별 유전자 서열의 분석은 모든 동물이 실제로 단계통성임을 보여준다.
놀랍게도 모든 동물종이 공유하는 형태적 특징은 매우 적다. 존재하는 형태적 공유파생형질은 주로 세포 수준에서 분명하다. 여기에는동물세포들 사이의 결합에서 몇 가지 고유한 특성과 콜라겐과 프로테오글리칸을 비롯한 세포외기질 분자의 공통된 조합이 포함된다. 몇몇 집단의 일부 동물은 이들 특징 중 하나 또는 다른 것을 갖고 있지 않지만, 모든 동물의 공통조상은 이러한 형질을 가졌지만 이후에 하나 또는 다른 것을 잃어버린 것으로 믿어진다.
동물이 공통조상을 공유한다는 또 다른 증거는 혹스(Hox) 유전자와 다른 발생유전자의 구성과 기능에서의 유사성이다. 혹스 유전자는몸의 형태와 축 형성을 지정함으로써 동물 전체에서 발생과정의 유사성을 갖게 한다.
동물의 공통조상은 현존하는 군체성 깃편모충류(chanoflagellate)와 유사한편모를 가진 군체성 원생생물이었을 것이다. 현재 가장 설득력 있는 각본은 깃편모충류의 계통 중 하나에서 군체를 구성하는 세포들 사이에 운동, 영양, 생식 등과 같은 기능적 분화가 일어났다는 것이다. 이러한 기능적 특수화가 시작된 후, 세포는 지속적으로 분화하였다. 세포 집단 사이의 기능적 일치는 발생 중인 배아의 세포분화와 이동을 안내하는 특정한 조절과 신호분자에 의해 향상되었다. 이처럼 일치된 세포집단은 궁극적으로 우리가 동물이라고 부르는 보다 크고 복잡한 생물로 진화하였다.
현존하는 생물의 180만 종에서 거의 80%가 동물이며, 아직도 수백만 종이 추가적으로 발견되길 기다리고있다. 동물군 사이의 진화적 유연관계에 대한 증거는 화석, 배아의 발생양상, 현존 동물의 형태와 생리, 단백질의 구조 그리고 유전자 서열에서 찾을 수 있다. 유전체가 유전되는 모든 형질정보의 궁극적 원천이기 때문에 점점 더 상위 수준의 유연관계 연구는 유전체 서열 비교에 의존하고 있다.
발생 형태와 기본 체형이 주요 동물군을 구별한다
대부분의 동물에서 초기 발생 동안에 뚜렷이 구분되는 세포의 층이 형성된다. 이들 세포층은 발생이 진행되면서 특정 기관이나 기관계로 분화한다. 이배엽(diploblastic) 동물의 배아는 바깥쪽 외배엽(ectoderm)과 안쪽 내배엽(endoderm)의 두 세포층을 가진다. 삼배엽(triploblastic) 동물의 배아는 외배엽과 내배엽뿐만 아니라, 이 두 배엽의 사이에 위치한 세 번째 세포층인 중배엽(mesoderm)을 가진다. 배아에 세 세포층의 존재는 삼배엽 동물의 공유파생형질이고, 반면에 이배엽 동물(판형동물, 유동물 및 자포동물)은 조상형질을 나타낸다. 일부 생물학자들은 해면동물을 이배엽 동물로 간주하지만 뚜렷이 분화된 조직이나 배엽을 가지지 않기 때문에 보통 이 용어를 해면동물에 적용하지 않는다.
많은 동물의 초기 발생 중 낭배형성(gastrulation) 과정에서 세포 한층 두께의 속이 빈 공은 컵 모양의 구조를 형성하기 위해 접힌다. 이렇게 함입된 공간의 입구는 원구(blastopore)라 부른다.
낭배형성과정은 27장에서 자세히 다루겠지만, 여기서 기억해야 할점은 원구 형성 이후에 낭배형성의 전체적인 양상에 따라 삼배엽 동물은 주요 두 집단으로 나누어진다는 것이다.
• 선구동물(protostome: 그리스어로 '입이 먼저 생긴다는 뜻)에서 원구가 입이 되고, 항문은 나중에 생성된다.
• 후구동물(deuterostome: 그리스어로 '입이 나중에 생긴다'는 뜻)에서 원구는 항문이 되고, 입은 나중에 생성된다.
동물의 발생양상은 이렇게 단순히 둘로 나누는 것보다는 훨씬 다양하지만, 염기서열 자료는 선구동물과 후구동물이 별도의 분기군을 형성하고 있음을 가리킨다. 이들 두 집단은 함께 묶어 좌우대칭동물(bilaterian)이라 부르고, 동물종의 대다수가 여기에 속한다.
동물의 일반적 구조, 기관계의 배열 그리고 각 부위의 통합된 기능은이 동물의 체형(body plan)으로 간주된다. 여러 동물군은 몸의 대칭, 체강, 체절화 및 부속지의 발생을 지배하는 조절 및 신호 유전자를 광범위하게 공유한다. 따라서 동물은 체형을 공유한다고 생각할 수 있다. 동물의 체형은 굉장히 다양하지만, 이는 다음의 네 가지 핵심적인특성에서 변이로 볼 수 있다.
• 몸의 대칭(방사대칭, 좌우대칭)
• 체강의 구조(무체강, 의제강, 진체강)
• 몸의 체절화
• 감각, 저작, 운동, 교미와 다른 기능에 사용하는 외부 부속지
이들 특성의 각각은 어떻게 동물이 이동하고 환경과 상호작용하는지에 영향을 준다. 몸 대칭성의 차이, 체강의 구조, 생활사, 발생의 양상 그리고 생존전략이 수백만 종의 동물을 구별한다.
일부 동물군은 좌우대칭동물이 아니다
선구동물과 후구동물은 다함께 좌우대칭동물(bilaterian)로 알려진 단계통군을 구성한다. 유전체 분석에 덧붙여 좌우대칭동물의 단계통성을 지지하는 몇몇 주요 형질은 분명한 좌우대칭, 배아에 세 배엽의 존재(삼배엽성) 그리고 최소 7개의 혹스(Hox) 유전자존재이다. 하지만 4개의 동물군, 즉 해면동물, 판형동물, 유즐동물 및 자포동물은 좌우대칭동물이 아니다.
가장 단순한 동물인 해면동물(sponge)은 뚜렷한 조직 종류를 갖고 있지 않다. 판형동물(placozoan)은 네 종류의 세포로 구성되어 있으며 분화 정도가 낮은 조직을 가지고 있다. 좌우대칭동물을 비롯한나머지 동물군은 진정후생동물(eumetazoan)이라 부른다. 진정후생동물은 몸의 대칭이 뚜렷하고, 소화관, 신경계 및 별도의 기관을 형성하는 조직을 가진다. (하지만 일부 진정후생동물은 이러한 구조 중 일부를 이차적으로 상실하였다.) 해면동물과 판형동물은 이러한 특성이 모두 결여되어 있다.
선구동물에는 두 가지 주요 분기군이 있다
선구동물은 매우 다양한 동물군이다. 거의 모든 선구동물은 촉수담륜동물(lophotrochozoan)과 탈피동물(ecdysozoan)로 분류된다. 선구동물은 매우 다양하지만 모두 2개의 주된 파생형질을 가진 좌우대칭동물이다.
• 소화관의 입구를 둘러싸는 앞쪽 뇌
• 한 쌍 또는 융합된 세로신경끈으로 이루어진 배쪽 신경계
선구동물의 몸 조직화에서 다른 측면은 집단마다 크게 다르다. 선구동물의 공통조상은 체강을 가졌지만, 선구동물의 계통은 그 후에 일어난 체강의 변형으로 구별된다. 적어도 선구동물의 한 계통(편형동물)은 체강을 잃어버렸다. (즉, 편형동물은 무체강동물의 상태로 되돌아갔다.) 일부 계통은 이체강을 가지며, 의체강은 내부 기관이 들어 있는 체강으로 중배엽에 의해 둘러싸여 있다. 가장 대표적인 선구동물의 두 분기군에서 체강은 고도로 변형되어 있다.
• 절지동물은 진화과정에서 체강의 조상 상태를 잃어버렸다. 내부의체강은 혈강(hemocoel) 또는 혈액방(blood chamber)이 되고, 여기서 개방순환계로부터 나온 체액은 내부 기관 사이를 흐른 다음에 혈관으로 들어간다.
• 대부분의 연체동물은 혈강의 특성 일부를 가진 개방순환계를 갖고있지만, 주요 기관 주위에 폐쇄된 체강의 흔적이 남아 있다.
촉수담륜동물(lophotrochozoan)
촉수담륜동물의 이름은 섬모와 관계된 두 가지 다른 특성, 즉 촉수관으로 알려진 섭식구조와 담륜자로 알려진 자유생활 유생에서 유래하였다. 하지만 촉수관이나 담륜자 중 어느 것도 모든 촉수담륜동물에서 보편적이지 않다. 태형동물, 완족동물 그리고 추형동물을 비롯한 촉수담륜동물에서 서로 유연관계가 먼 여러 집단은 입 주변에 섬모를 가진 속이 빈 촉수의 원이나 U자 고리 모양으로 배열된 촉수관(lophophore)을 가진다.
탈피동물(ecdysozoan)
탈피동물의 구별되는 특징은 아래쪽 표피(epidermis: 몸의 가장 바깥에 있는 세포층)에서 분비되는 각피(cuticle)라고 부르는 외부 덮개를 가진다. 각피는 이들 동물에게 몸의 보호와 지지를 제공한다. 하지만 일단 형성된 각피는 자랄 수 없다. 그렇다면 탈피동물은 어떻게 크기를 키우는가? 탈피동물은 각피를 벗어버리는 탈피(molting)와 그 후 새롭고 큰 각피로 대체하는 과정을 통해 성장한다. 이 탈피과정에 따라 이 분기군의 이름이 명명되었다. 탈피동물에는 선형동물(nematode), 비체절성 유선형동물(horsehair worm)그리고 종 수가 적은 여러 분기군이 포함된다. 대표적인 탈피동물로는 절지동물이 있다.
절지동물
절지동물의 이름은 이 집단이 가진 관절 부속지로부터 유래한 것이다(그리스어로 arthron은 '마디', podos는 '발' 또는 '부속지'라는 뜻). 절지동물은 쌍으로 된 부속지를 가진 탈피동물이며 으며, 종수에서 가장 다양한 동물군이다. 게다가 어느 한 시점에 존재하는 절지동물의 개체 수는 약 10 정도로 추정된다. 동물에서 오직 선형동물만이 이보다 더 많은 수로 존재한다.
몇 가지 중요한 특성이 절지동물의 성공에 기여하였다. 아래 그림은절지동물을 대표하는 곤충의 기본 체형을 보여준다.
몸은 체절로 구성되어 있고 근육은 단단한 외골격의 내부에 부착되어 있다. 각 체절은 해당 체절과 여기에 부착된 부속 지를 움직이는 근육을 가진다. 관절 부속 지는 복잡한 운동을 가능하게 해 주며, 부속 지는 각기 다른 기능에 맞게 분화되었다. 몸을 감싸는 단단한 외골격은 물속이나 건조한 육지에서 움직일 수 있도록 뒷받침해 주며, 그리고 포식자로부터 어느 정도 몸을 보호해 준다. 외골격의 키틴 성분은 건조한 대기에서 탈수를 막아준다
현존 절지동물을 대표하는 4개의 주요 집단인 갑각류(새우, 게, 따개비 포함), 육각류(곤충과 그 근연종), 다지류(배각류와 순각류) 그리고 협각류(거미,전갈, 진드기와 그 근연종 포함)는 모두 많은 종을 포함하고 있다. 기재된 180만 종의 현존 생물에서 100만 좀 이상이 곤충이다.